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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역사 지역신문 휴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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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역사 지역신문 휴간 ‘한숨’
  • 황규출 기자
  • 승인 2008.04.28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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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경영으로 직원들 떠나…회생 불투명
▲ 보령신문 대표가 주최하는 통일기원 한마음 걷기대회에서 김광태 편집국장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보령시민의 민의를 대변해 온 보령신문이 2개월 넘게 신문발행을 하지 못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이 신문에 몸담았던 기자와 직원들마저 모두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회생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보령신문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빠른 시일 안에 지면발행 정상화를 위해 노력 하겠다”는 내용의 팝업창이 떠 있지만 게시판마저도 글을 쓸 수 없도록 제한돼 있는 상태다. 홈페이지 방문자도 크게 줄어들어 300명을 넘나들던 방문수가 이제 100명대에 그치고 있다.

보령신문의 이 같은 몰락은 외형적으로 기자들이 갑자기 사직서를 제출해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경영부실을 몰고 온 책임을 묻는 기자들과 이를 외면하려는 경영진간의 갈등이 심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06년 10월 상습적인 표절이 지방언론을 통해 밝혀져 물의를 빚은바 있는 발행인 겸 대표이사가 퇴진의사를 번복하면서 기자들과 불신의 불씨를 키워온 것도 파행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3년 연속 문화관광부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으로 선정돼 연간 1억여원의 지원을 받는 등 경영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던 보령신문은 임금체불을 비롯한 경영부실 등이 족쇄가 돼 올해 지원대상 선정에서 탈락했다.

보령신문측은 다음달 22일 창간 19년을 맞아 신문을 정상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편 지난 26일 오후 김광태 전 편집국장 등 이 신문 퇴직기자들은 민주평통 보령시협의회가 주최한 ‘평화통일기원 보령시민 한마음걷기대회’가 열린 보령문예회관 앞에서 임금체불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이날 시민들에게 나눠준 성명서에서 보령신문 대표이사인 평통의장을 겨냥해 “지역여론을 선도하고 평화통일을 생각하는 지역의 지도자라면 월 최저생계비 정도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한 경영미숙을 우선 반성해야 옳을 것”이라면서 “보령신문이 어느 개인의 것이 아닌 시민 모두가 소통하는 사회매개체라는 평소 주장이 진심이라면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황규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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