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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그리고 자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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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그리고 자살…? 살자!
  • 중앙매일
  • 승인 2016.09.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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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 자살률 10~15%, 적절한 치료로 자살 비극 막아야
▲ 사진은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2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사망률은 OECD 평균의 2배 이상이며, 연평균 1만4천 명 가량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자살사망률은 매년 증가해 2011년 31.7명까지 증가하고서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2014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27.3명이나 된다.
그러나 우울증을 치료하는 비율은 최하위 수준이다. OECD 평균과 비교해 3분의 1에 그친다.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
9월 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대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의 도움말로 자살과 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
▲ 우울증, 자살 유발하는 가장 흔한 정신질환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은 10~15%에 이른다는 연구가 나올 만큼, 우울증은 자살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정신질환이다. 하지만 우울증이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거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지레 여러 가지를 걱정해 병원을 찾지 않는다.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고 모두 약물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고, 우울증이 유전질환인 것도 아니다.
우울증으로 진단,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받을 수도 있고 상담을 통해 원인이 되는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일상생활에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정신치료, 인지행동 치료 등을 병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울증이 좋아지더라도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해소할 방법이 없으면 재발률이 높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물론 우울증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거나 자각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도 하지만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때문에 실제 치료를 받는 이들은 환자의 20% 정도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본다”며 “때문에 우울증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술로 기분전환을 하다 충동적으로 자살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 남성 우울증, 여성에 비해 자살 위험성 높아
평소 지나치게 세심하거나 꼼꼼한 성격, 강박적인 성격을 가진 남성들은 우울증에 잘 걸리는 편이다. 또 보통 남성이 여성보다 심리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져 직장과 관련된 스트레스 때문에 중년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를 남성들에게서도 많이 본다.
가족과 떨어져 살거나 이혼·사별 등으로 혼자 사는 남성들도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여도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대상이다. 당뇨병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 때문에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우울증에 걸린 남성의 대부분은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자신이 우울하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려는 경향이 강해 주변에서 눈치 채기가 어렵다”며 “그래서 단순한 두통이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 알코올 의존 등의 증상으로 다른 과를 거쳐 우울증 클리닉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문제는 남성 우울증은 여성 우울증에 비해 자살 위험성이 더욱 높다는 것이다. 남성의 우울증은 방치하는 사이에 증상이 심해지면 좀 더 극단적인 자살시도 방법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서, 자살 시도자 중에 실제 자살에 이르게 될 확률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가족, 지인에게 보내는 경고신호 인지 필요
자살로 사망하는 이들은 사망 전 언어·행동 등으로 자살 경고신호를 보내지만, 대부분의 경우 가족마저도 이런 경고신호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죽음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울해하던 사람이 신변정리를 하거나 아끼던 물건을 주는 경우, ‘고맙다’는 투의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경우, 외모에 전혀 무관심해지거나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 등의 변화를 보인다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충동적으로 자살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절망감 속에 자살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하기 때문에 주변의 관심과 배려가 중요하다. 또 우울증 환자가 직접적으로 자살, 죽음에 대해 말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에게 알리고 함께 대처해야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우울증은 부끄러워하거나 고민할 병이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경우 90% 이상 완치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자살로 이어지는 비극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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