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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건양대 웰다잉융합연구팀의 ‘좋은 죽음’을 위한 길(가칭)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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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건양대 웰다잉융합연구팀의 ‘좋은 죽음’을 위한 길(가칭) 속으로
  • 중앙매일
  • 승인 2016.04.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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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죽음교육의 필요성
▲ 김광환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웰다잉융합연구팀

화사하게 만개한 거리의 벚꽃으로 설레던 가슴이 진정되기도 전에 아쉬운 벚꽃엔딩을 맞는다. 인생도 이제 그 맛을 알 듯 싶을 차에 죽음을 생각할 시기를 맞게 된다.
우리가 죽는다는 것을 인식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일 대학교 철학과 셀리 케이건 교수는 “죽음을 통해 삶을 볼 수 있기 때문이며, 자신이 죽을 거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인생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비로소 생존경쟁의 쳇바퀴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죽음이다. 죽음을 강렬하게 깨닫는 순간에 얻게 되는 인식의 변화는 우리를 실천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죽음은 삶의 의미와 행복을 일깨우는 강력한 촉매제이며, 죽음교육은 삶의 의미와 행복을 일깨우는 촉매제를 활성화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동서양 모두 과거에는 죽음이 일상 안에 있었다. 백신과 항생제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전염병 등으로 죽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중세 유럽에서는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사상이 유행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일상에서 삶과 죽음이 분리되어 있다.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은 삶 속에서 괴로운 것, 싫은 것, 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삶과 분리하여 제거해 버렸다. 죽음도 그 중의 하나다. 
또한 첨단의료의 발달로 수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화 현상과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이 분리될 수 없음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고령화는 인류 발전의 커다란 성과이지만, 생명의 각도에서 바라보면 나날이 죽음에 다가가고 있다는 고도의 정신적 의미의 반영이다. 그래서 고령화는 현대인이 성찰해야 하는 죽음 문제의 중심에 있다고 하겠다.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극심한 경쟁 속에서 인간사회의 소외가 일반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도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그에 따른 자살이나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뿐 아니라, 가족이란 안전망이 뚫어지고 해체되면서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 살다 혼자 생을 마감하고 그 시신이 수개월, 수년 동안 방치되는 사례 또한 늘고 있다.
이렇듯 변화된 현대의 죽음 환경에서 죽음교육은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 하는 자기 인생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생각하게 하여, 주체적으로 삶을 선택하면서 더욱 성숙해진 상태로 노화와 죽음을 마주하는 위엄 있는 삶을 살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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