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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그냥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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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그냥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 중앙매일
  • 승인 2024.02.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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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관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 충남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
박종관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 충남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

우리나라는 헌법에 따라 대의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대의제는 잘 아는 바와 같이 민주주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선출하고 권한을 위임받은 그 대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간접민주주의 한 형태이다. 

국민의 대표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국민에 대해 책임지며, 다음 선거에서 재신임받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한다. 

이론상 이렇게 될 때 진정한 대의제가 실현되고 선거의 존재 이유가 있게 된다. 

하지만 현실정치는 그렇지 못하다. 

자당의 이익과 선거에서의 승리에만 집착하다 보니 오히려 정치가 사회를 분열시켜 갈등을 심화시키고 국가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정치권은 국민에게 실망을 넘어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유권자들은 정치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투표소로 가려 하지 않는다.  

필자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우리 국회의원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국회의 낮은 위상이 문제다.

국회는 입법하고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관으로 존재 의의가 있다. 

하지만 점점 더 국내외 정치·경제·사회 문제가 서로 얽혀 복잡해지고 심화됨에도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국민은 대통령선거보다 국회의원선거를 덜 중요하게 생각하고 선거에 참여하려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지역주의와 승자독식 구조가 문제다. 

지난 1971년 이후 동서를 축으로 지지패턴이 갈라진 우리 선거는 1987년 이후 완전히 지역주의가 고착화 됐고, 국회의원선거가 한 선거구에서 1명만 당선자를 뽑는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보니 우리 선거는 정책대결보다는 출생지가 더 중요하고 헛공약 남발 등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식의 선거문화가 강하다.  

셋째, 국회의원 또는 후보자 개인에 대한 낮은 신뢰의 문제이다.

정치인 중에 전과자가 많다. 

물론 전과자일지라도 불의의 시대에 맞서 싸우면서 생긴 전과도 있고, 인생을 살면서 불가피하게 생긴 전과자도 있을 수 있지만 단순 폭력, 사기, 횡령, 음주운전 등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과자도 많다. 

또한, 막말 정치인, 헛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 등 자질이 부족한 정치인이 있다 보니 국민은 정치인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소극적 정치참여도 문제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정치환경의 구조적인 문제와 정치인 개인의 문제가 작용하지만, 유권자들 자신도 각성해야 한다. 

‘선거를 매번 해도 바뀌는 게 없다.’, ‘다른 사람들이 나 대신 싸워주겠지?’, 선거일은 정말 중요한 날인데 그저 쉬는 날로 인식해 선거를 그저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행사쯤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성숙한 시민 의식은 아니라고 본다.

이렇다 보니 대통령선거만큼 중요한 국회의원선거가 외면당하고, 오히려 ‘적반하장’ 식의 정치가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여러 요인에 기인하고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는 최소한 다음과 같이 방안을 언급해 본다.

첫째, 국회의원의 전문성 강화다.

정당은 계파 논리나 포퓰리즘 식의 후보자 추천이 아닌 정직하고 창의적 사고와 전문가적 능력을 갖춘 후보자를 엄선해 추천해야 한다.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로 구성된 강한 의회는 행정부를 투명하고 민주적이며 일 잘하는 정부로 만들 것이다.  

둘째, 권역별 비례대표제·중복입후보제제도 및 중대선거구제 검토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 선거문화는 지역주의가 고착화돼 있고, 1개 선거구에서 1명만 선출하는 승자독식 구조로 돼 있어 사표가 많고 사생결단식의 정치가 선호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정책대결로 경쟁하지 않는다. 

필자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중복입후보제(한 사람이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 후보자등록함), 대표자를 2인 이상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셋째, 후보자에 능력과 자질을 꼼꼼히 살펴보자.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튼실하게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방송 토론회를 시청하거나 유세 현장에 가서 어떤 말을 하는지 귀담아들어 보자. 

선관위 홈페이지와 선거공보 등을 통해 후보자의 재산·전과·병역사항, 공약 등을 자세히 살펴 후보자의 인물됨은 어떠한지, 능력과 자질은 있는지, 실현이 가능한 공약인지 따져 국민을 섬길 준비된 일꾼인지 따져보자.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의 인식개선과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정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무관심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위한 권리는 없다.’, ‘우는 아이 젖 준다’라는 말처럼 국민의 무관심과 소극적인 참여는 정치인들이 바라는 바이다. 

그래야 선거를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 수 있다. 

국민을 무서워하고 더 가까이 다가와 귀를 기울이도록 투표소에 가야 한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채 4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헌법이 보장한 소중한 참정권을 꼭 행사해 좀 더 아름답고 희망찬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자. 

행복은 사과나무에서 뚝 사과를 따듯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고 정치권에서 변하지 않으면 유권자가 변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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