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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에 대한 올바른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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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에 대한 올바른 진실
  • 중앙매일
  • 승인 2023.09.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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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주 국민연금공단 서대전지사장.
김석주 국민연금공단 서대전지사장.

지난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제도는 35년이 흐르는 동안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공적연금 제도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넓은 사각지대, 충분하지 못한 보장 수준, 고령화로 인한 재정불안정성 문제 등으로 연금개혁의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현 정부도 연금개혁을 중요한 개혁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개혁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연금개혁에 대한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다.

국회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개혁안을 논의 중이고 정부에서는 제5차 재정계산 관련 위원회에서 개혁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에서 마련한 개혁안에 대해 공청회를 열고 내달 중에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는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중추적인 제도이므로 연금개혁은 반드시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추진돼야 한다. 

그런데 국민연금에 대한 몇몇 오해로 인해 제도와 기금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 같다. 

성공적인 연금개혁이 이뤄지려면 국민연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이해가 필요하므로 국민연금 제도와 기금에 대해 흔히 오해하는 것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기금이 소진되면 국민연금을 받지 못한다?

연금을 받을 권리는 국민연금법에 보장돼 있고 기금소진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가 존재하는 한 반드시 지급한다. 

우리나라처럼 연금기금의 적립방식을 체택하는 국가는 언젠가는 기금이 소진되므로 사회적 논의를 통해 그 소진을 예방하려는 노력을 한다. 

제5차 재정계산에서 재정추계 결과 오는 2055년이 되면 기금이 소진된다고 하는 것은 비관적인 인구·경제전망이 그대로 실현되고, 국가가 재정 지원을 하지 않으며 앞으로 30년 넘도록 연금개혁을 방치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5년마다 재정계산을 하는 것은 재정추계 결과를 토대로 연금개혁을 통해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한 유럽 등 선진 국가에서는 기금 소진 이후에도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변경해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도 연금은 중단없이 지급되고 있다.

둘째,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낮다.

2023년 5월말 기준, 1289조 90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316조원을 연금 지급 등으로 지출하고 973조 9000억 원을 적립해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연금보험료를 제외하고 순수한 기금 투자를 통한 누적 수익금은 527조 6000억 원이다. 

국민연금 기금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므로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단기 수익률보다는 장기 수익률로 운용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금이 설립된 지난 1988년부터 2023년 5월까지 누적 운용수익률은 5.41%이다.

셋째, 국민연금은 용돈연금이다?

연금액은 본인이 국민연금에 가입한 기간 동안의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과 가입자 본인의 평균소득으로 산정된다. 

국민연금은 ‘오래’, 그리고 ‘많이’ 납부할수록 연금액이 높아진다. 

또한 연금액은 보험료 납부시점의 소득을 수급 당시로 재평가해 환산하고, 기존 수급자도 매년 물가변동률을 반영해 실질가치를 보전해준다. 

연금액이 많지 않은 것은 연금제도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고 제도가 성숙해짐에 따라 평균 가입기간과 연금액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 중 부부 합산 최고 연금액은 월 470만 원이고, 개인 최고 연금액은 249만 원이다.

넷째, 국민연금보다 개인연금으로 노후준비를 하는 게 더 낫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노후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개인연금은 중도해지가 가능하고 확정기간형과 종신형 중 선택할 수 있으나 약정금액을 지급한다. 

국민연금은 의무가입이고 중도인출이 없는 반면에 신규 수급시 재평가율을 적용하고 수급 중에도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실질가치가 보전된다. 

또한 생존하는 동안 평생 지급 받는다. 

따라서 노후준비는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하고 직업과 소득수준에 따라 사적연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장인은 국민연금에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더하고, 자영업자는 국민연금에 개인연금을 더하는 것이 노후준비에 효과적이다. 

영국과 일본에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사회구성원들이 공감하는 개혁안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연금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도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연금재정의 지속가능성과 노후소득보장 강화라는 모두가 행복한 연금개혁이 이뤄지기를 간절하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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