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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경 아닌 경찰 기본 자세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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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경 아닌 경찰 기본 자세의 문제
  • 중앙매일
  • 승인 2021.11.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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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인천 흉기사건 부실 대응 논란에 대해 경찰을 질책하고 "남·여의 문제가 아닌 경찰 기본 자세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n.news.naver.com)

​​임기말에 괜한 논란에 휘말려 지지율이나 잃진 않을까, 정권 재창출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정치인으로서 노심초사하는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이 바라는 건,‘여경·남경의 문제가 아니’라며‘ 기본자세의 문제’라는, 그토록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 애쓰는 대통령의 상투적인 어법이 아니다.

국민은 지금 책임 있는 자에 의한 실질적인 해결을 바라고 있다.

​논란의 단초가 된이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한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국가 최고 지도자가 수도권 인근에서 벌어진 하나의 형사 사건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결국여경 남경의 문제가 아닌 기본자세의 문제라는 결론밖에 도출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앞으로도 국민이 계속 죽어 나가는 것을 방관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일말의 책임이 있다.

칼을 든 범죄자와 무고한 시민, 그리고 출동 경찰관 중 누군가가 꼭 죽어야 한다면, 이 사회는 언제나 그것이 시민이거나 혹은 경찰관일 것을 강요해 왔다.

인권에 소름 끼칠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해온 진보 진영은 쌍팔년도 민주화 운동 시절의 백골단과 이근안 경감의 환영을 2021년의 선진 경찰에게도 투영해 왔고, 그것은 공권력의 약화가 아닌 소멸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선택의 자유는 언제나‘누구를 어떻게 죽일까’를 고민하는 살인자의 몫이었고,‘살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민혹은‘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경찰관의 몫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 나라는 죽어 나가는 국민과 순직 경찰관은 그토록 많은데, 정작죽어야 할 범죄자는 절대 죽지 않는 기이한 나라가 됐다.

대다수 여성은 남성보다 육체적으로 체력적으로 결코 우월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인간을 창조한 조물주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결국 여경·남경 문제가 아니라는 그의 말은 결과적으로 틀린 것이다.


​또한 내가 만일 경찰관서의 상황실 요원이라면, 그리고 같은 위기에 처한 나의 아내 혹은
내 아들과 딸에게 단 한 대의 순찰차를 보낼 수 있다면,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경 2명이 탑승한 순찰차에게 출동 지시를 내릴 것이다.

책상머리에 앉아 먹물을 갈던 일부 법조계와 정치권은 이 사건를 두고 수사권 조정에 도취해 본분을 망각하게된 결과라는 말을 제멋대로 지껄인다.

그러나 그들을 비롯한 우리의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은 왜 아무도 시보 6개월 차에 불과한 여순경이 일회성 장비에 불과한 테이저건을 차고, 그것도 두꺼운  외투를 입기 시작한 겨울의 초입에, 20여 년의 경찰 생활을 통해 권총을 절대 뽑지도 말고 쏘지도 말아야 한다는 진리를깨달은 선배 경찰과 함께 칼 든 자를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대해선 분노하지 않는지 나는 결코 알 수 없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경찰상은 분명아닐 텐데 말이다.

​이 나라의 정치적 치안 현실에서도, 그는 제 입장에 충실한 몇 마디 말들만 남긴채 휴대폰의 뉴스 화면 뒤로 사라지고 말았다.
한심하고 개탄치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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