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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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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아버지를....
  • 중앙매일
  • 승인 2020.10.2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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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나무들은 하나같이 그윽한 멋이 있다.
한평생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안달 떨지 않고 느긋하게 제 할 일 다 한다.
사시사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문득 아버지 생각에 글로서 조심스레 적어본다.
잎새들을 낳고 기르기 위해 보이지 않는 수고를 많이 하면서도 그 힘든 수고를 알아달라고 말 한마디하지 않으셨다.
지극 정성으로 기른 정들었던 잎새들 때가 되면 훌훌 떠나보내면서도 속울음이야 오죽했으랴만 겉으로는 눈물 보이지 않는다.
그리움이라 해야 할까?
나도 앞으로는 나무를 조금씩 닮아가고 싶다 .
자식을 품 안에 넣고 기를 때와 미련 없이 떠나보내야 할 때 이 둘을 구별할 줄 아는 나무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아들과 딸을 주시어 제가 아버지 되게 하심을 감사함으로 표현하고 싶다.
'아버지'라는 이름은 제게 참 과분하고 영광스러움이다.
자식들에 대한 저의 사랑은 언제나 부족하고 허점이 많았는데도 그들이 지금껏 큰 탈 없이 밝고 건강하게 자란 것이 놀랍다고 생각된다.
보이지는 않지만 늘 함께 해주신 당신의 도우심의 손길 덕분입니다. 
살아가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아 가끔 근심에 싸이기도 하지만 자식들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 새 삶의 희망이 용솟음칩니다.
당신이 없었다면 이순간에 보석같은 생각을 할 수가 있었을까요?
그들이 제 곁에 없었더라면 제가 이만큼 버틸 수 있었을까요?  
비록 훌륭한 아버지는 되지 못해도 좋은 아버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그들의 꿈과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아버지이기보다 동료 인간으로서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서게 지켜주십시오.
그들이 하는 일에 박수를 치고 그들이 계획하는 일을 신뢰하게 하여 주십시오.
자식들은 제 사랑의 열매이지만 결코 저의 소유물은 아닌 것이니가요.
자식들이 제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라는 잘못된 욕심은 말끔히 버리고 무엇보다 자식들을 소중한 인격체로서 깊이 존중하는 바른 마음을 갖게 인도해주십시요.
단 한번뿐인 인생을 사는 그들이 자유의 하늘을 마음껏 날을 수 있게 하여 주시고 가끔은 추락의 아픔을 맛보더라도 힘찬 날갯짓 멈추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그들을 지켜보며 마음 졸일지언정 섣불리 간섭하지 않게 마음을 갖게 하여 주시고 언젠가 제가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그들이 아름다운 추억들을 기억하며‘나의 아버지는 좋은 분이셨다’고 말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가 생각나는 이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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