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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언어만으로의 ‘민생(民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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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언어만으로의 ‘민생(民生)’
  • 중앙매일
  • 승인 2020.09.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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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 이래로‘민생(民生)’이라는 두 글자처럼 중요한 글자는 없습니다. 민본주의(民本主義)를 표방한 유교 국가에서야, 정치란‘민생’을 위해서 있는 것이고, 국가나 사회도 민생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고 여겼음이 역사적 사실입니다.

군주나 신하든, 누구도 입만 열면, 민생을 위해야 하고, 민생이 아니면 안 되고, 민생이 도탄에 빠졌다고 말하면서, 민생만이 정치의 최고 가치임을 그렇게도 강조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으며 현재 또한 그러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최고의 경세가였고 열렬한 애국자인데다, 그처럼 불쌍한 백성들에 대하여 연민의 마음을 버리지 못했던 다산 정약용은 참으로 민생을 위한 온갖 계책을 세우고, 민생을 위해서 500여 권에 이르는 그 많은 저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는 저서의 곳곳에서 정치는 민생을 위하는 데에 그 본뜻이 있다고 여기고, 기회 있을 때마다‘민생’을 거론하면서, 말로만의 민생이 아니라, 참으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거듭거듭 강조했습니다.

민생이 후하게 되고 나라에서 사용할 재력이 넉넉해야만 정치를 제대로 하는 정치라고 했습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민생’이라는 그 중요한 단어는 이제 실질성은 상실된 지 오래이고, 모두가 입만 벌리면‘민생’,‘민생’하지만 참다운 민생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허공에 떠다니는 빈말이자 허황한 정치적 구호나 정치적 언어에 지나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민생을 위해 내걸었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민생이 후하게 되기 위해서 국법도 제대로 지켜져야 합니다.“민생국회를 외면해서야”,“민생법안의 입법에 불참해서야,”“민생을 버리고 거리에서 정치를 해서야”라고만 해버리면 기가 죽을 수밖에 없도록 민생은 참으로 중요하건만, 진짜 민생과는 관계없이 국기를 흔드는 불법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개인의 사생활은 전혀 보호받을 수 없다는 불만만 가중되고 있는데, 집권층에서는 아무 때나 민생만 부르짖고 있으니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민생을 높이지 않고서 지켜지는 법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국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불법이 활개치고 있는데, 어떻게 민생을 중요하게 여기는 효과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바뀌고 자리가 또 바뀔때마다 기대와 믿음을 가져보지만 불안했던 기대는 역시나에 그치는 실망스런 오늘을 맞이하고 마는 현실이 내일을 다시 기대해보련다 하고 오늘을 보냅니다

헌법 정신이 무시되고  극단적으로 편향적인 사고를 지닌 인사들만 높은 지위에 오르고 있는 때라고 아우성들인데, 실질과는 무관한 ‘민생’만 외쳐대면 민생이 후해지고 국용이 넉넉한 세상이 될 것인가요. 제발, 말뜻 그대로의 민생, 정치적 구호나 언어가 아닌 민생의 본뜻이 돌아오는 세상은 구경할 수 없을까요.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며 여러 가지 규제책과 대안을 내어보지만 늘 불안하고 심려스러워 오늘하루도 무사히 라는 지난시간들에 익숙한 글귀를 떠 올리게 됩니다.

오늘도 무사히 지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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