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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랑의 열매, 정신 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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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랑의 열매, 정신 무장해야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10.11.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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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으로 쌀을 거둬 배고픈 사람 밥 먹이고, 갸륵한 성금으로 불우한 이웃을 돕는 사랑의 열매운동은 상부상조 정신의 발로다. 소중한 돈을 아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가진 사람들의 보람이다. 불우한 사람들에게 사랑의 열매가 주는 공덕은 재활의 원동력이다. 주는 사람은 선덕을 베풀어 좋고 도움을 받는 사람은 세상인심이 버리지 않았음을 감사한다. 태어날 때 알몸으로 왔다가 세상환경에 부딪치며 어떤 사람은 많이 갖게 되고 어떤 사람은 많이 가지지 못하며 더욱 장애인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불행을 겪는 것을, 가진 자 온전한 자가 도와주는 것은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의무이며 도리다. 많이 가질수록 남을 돕는 마음이 많이 우러나야 한다. 선한사람, 후한사람에게는 필유여경(必有余慶)이다.

좋은 성금 나쁘게 쓰면 죄(罪) 받는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려움을 타개하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 외환위기 때 장롱속의 금붙이까지 꺼내다가 국가위기를 극복하는 성의를 보였다. 태안앞바다 기름유출사고 때는 온 국민이 태안반도를 달려가 돌 하나하나를 닦아내는 열의를 보였다. 모두 잘 살 수 있는 국민이지만 사업에 실패하거나 발 한번 잘못 디뎌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지는 사람들을 위해 발휘되는 우리나라 국민성은 위대하다. 외환위기 사태이후 고난극복의 상징으로 1998년 사랑의 열매운동이 일어났다. 국민의 따뜻한 정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자는 뜻이다. 어려운 가운데도 열의에 불이 붙어 설립된 지 12년, 올해 10월까지 무려 2조734억 원이 모아졌다. 대기업 사업가들의 힘이 컸지만 코 묻은 돈 가슴쓰린 돈도 있다. 순수 민간운동으로 이루어지는 자선사업이니만큼 정부를 배제하고 민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만들고 16개 시도에 지회를 설치했다. 의외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비대해지고 성금이 쌓이면서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속담은 호사다마(好事多魔)를 경계하고 있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가 복마전(伏魔殿)이 되고 있다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사랑의 열매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 것은 사실이다. 좋은 뜻으로 모은 돈을 좋은 곳에 쓴 것은 더없이 복 받을 일이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성금을 잘못 쓴 것이 밝혀진 것은 개탄을 금치 못한다. 일일이 사례를 들기조차 부끄러운 과오가 있었다는 것은 아무리 민간자체기구라 해도 감독불충분의 사회적 책임은 면할 수 없다. 그 돈이 무슨 돈인데 그 돈을 가지고 유흥비에 쓰고 개인용도로 남용했다는 것은 씻을 수 없는 죄악이다. 뿐만 아니라 고르게 잘 나누어주어야 할 돈을 잘못주거나 횡령한 사실도 있었다. 어떤 지회는 지회장 이?취임때 여성모델에게 사회를 맡기고 가수를 불러 축하공연을 하며 비용을 무려 373만 원을 썼다고 한다. 사회복지 모금회는 중앙회가 있고 지회가 있으며 지회에 사무처장을 두는데 중앙회가 지회장과 사무처장 승인권을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 속성으로 배후 실권자가 따로 있고 개별조직처럼 운영돼 엉망이었던 것 같다. 어떤 경우는 알속 있는 관변단체로 오인되기도 하여 자치단체장의 전유물이 되기도 한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제대로 조직을 정비하고 본래의 취지를 살려 국민 불신감을 해소해야 한다. 민심이 떠나가면 사랑의 열매운동도 퇴색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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