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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세 칼럼] 현대차 노사협상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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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세 칼럼] 현대차 노사협상을 지켜본다
  • 논설위원 신철세
  • 승인 2008.09.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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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자동차 산업이 경기침체와 주요 완성차 업체의 부분파업과 잔업거부 등으로 지난달 자동차 생산과 내수, 수출이 모두 감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초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완성차 업체 생산량은 작년 8월대비 16.2%나 줄어든 24만 3천대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달 내수판매 역시 작년대비 18.7%가 감소한 8만여대에 그쳤으며 수출역시 부진하였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부진해

지난 10년간 우리의 자동차 산업은 수출위주로 성장해 왔고 현재도 달러화 강세는 지속되고 있어 수출환경이 유리한 상황 인데도 오히려 금월들어 작년 같은기간 대비 수출실적은 16.7%나 감소하고 있는것이다. 그동안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경제가 혼미를 거듭하는 와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여왔던 유럽경제 역시 최근들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 이다.

지난달말 영국의 재무장관은 영국을 포함한 세계경제가 60년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으며 이번의 경제위기는 아주깊게 그리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잇달아 영국중앙은행 역시 금년말 안에 2백만명의 새로운 실직자가 만들어 질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올 2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하여 최근 4년래 최악의 상태에 빠졌으며 프랑스역시 파리를 제외한 프랑스전역의 주택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을 맞고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는 위기에 빠져있고 우리나라의 경기역시 설명이 필요 없을만큼 극심한 내수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청년실업의 증가와 구직포기자의 증가에다 적자가구의 증가까지 한마디로 우리의 경제사정은 숨한번 크게쉴수 없을만큼 답답하고 곤혹스런 사면초가의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현대차노조는 파업을 결정하였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올 임금협상의 재교섭 결렬을 이유로 삼아 추석연휴에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현대차노사는 지난 2일에는 올 임금협상안에 잠정합의 했으나 전체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1%의 반대로 부결이 되자 재교섭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못한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이미 지난7월 산별 중앙교섭 과정에서 4차례의 불법 정치파업과 금속노조위원장 구속항의파업, 그리고 임금협상 과정의 4차례 부분파업등 모두 9차례의 파업을 벌렸고 이로인해 현대차는 약 3만2천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4천9백억원에 이르는 생산차질을 빚고 말았다.

최근 고유가 특수(特需)로 인해 중,소형차 주문을 받아놓은 것만해도 10만대 이상이나 되는 상황에서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자 수출담당자들의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노조는 지난 12일 오후부터 휴무에 들어가서 연휴뒤에다 이틀을 더쉬고 18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답답한 것은 댁의 사정이고 우리는 놀때 놀아야 되겠다는 배짱이다.

따라서 재협상은 18일 이후에나 논의될 전망이다. 최대한 시간을끌며 협상을 하자는것이다. 지난 20년간 현대차노조가 노사분규를 벌려오면서 애가타는 회사측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너무나 잘알고있기 때문이다. 다른 경쟁사들은 뼈를깎는 구조조정과 원가절감을 통하여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는데 현대차는 내부로부터 붕괴되어가고 있는것이다.

GM과 포드는 노사가 합의하여 경쟁력없는북미의 공장들을 정리해 나가고 있고 도요타는 근로자와 경영자가 하나가 되어 매년 1조엔 이상의 원가절감운동을 벌리고있다. 유럽의 메이커들도 차세대자동차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연구개발을 하고 있고 르노역시 인원감축등의 자구노력을 펴나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사들의 도전에 현대차노조는 노사분규로 호응하고 있는것이다.
사실 현대차 정규직 근로자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어 모든 근로자들의 부러움을 사고있다. 노조는 노조대로 투쟁을 하는 이유가 있겠으나 최근들어 불황의 파고는 더욱 높아만 가고 서민들의 생활은 말이 아닐만큼 지쳐있는데 지난 20년간 쉬지 않고 반복되어온 현대차의 파업행위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벌어지고 있는것이다.

이제 많은 국민들은 연례행사로 벌어지는 현대차의 파업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현대차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열악한 조건에서도 참고 일하며 이번 추석에도 보너스 한푼없이 고향에 다녀온 수많은 중소기업의 근로자들을 볼때 현대차 노조원들은 정녕 미안하고 부끄럽지도 않단 말인가.

경영엔 규율과 절제가 필요하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어 이번에는 세계최대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와 메릴린치 증권회사를 강타하였다 . 또한 세계최대의 보험사인 AIG생명의 존립여부 마저 불투명한 상황으로 만들고있다. 온 세계가 경악할만한 경제위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바 우리나라의 경제역시 앞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것이다. 사태가 이러한데도 현대차는 여전히 분규를 계속할 것인지 묻고싶다.

사실 그동안 노사문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경영진 에게도 많은 책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하여 경영진 에서는 책임을 다시한번 통감해야 한다. 그동안 원칙에 입각한 협상을 벌리지 않고 힘에 밀려서 무리한 요구도 계속 들어준 것이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만든것이다. 기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규율과 절제이다. 이 원칙을 통해 기업은 직원을 하나로 묶고 생산성을 높이며 품질을 유지해 고객만족을 실현시킬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현대차의 노사문제 협의에 있어서 단기적인 이유로 또다시 원칙을 무너뜨린다면 장기적으로 크나큰 손실을 입게될 것이다. 발등의 불을 끄는 것이 협상의 목표가 되어서는 절대 아니된다. 현대차는 지금부터 라도 원칙에 입각한 노사관계를 구축 해야만 한다. 지난번의 기륭전자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제야말로 현대차노사가 인내심을 갖고 노사모두 공생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는데 온갖 지혜를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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