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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독도광고'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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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독도광고'는 이제 그만
  • 뉴욕=노창현 특파원
  • 승인 2008.08.2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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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간으로 광복절을 맞은 지난 15일 맨해튼 32가 한인타운에서는 눈길 끄는 행사가 열렸다. 뉴욕 유일의 한인 라디오 방송 ‘라디오코리아’가 독도 수호 캠페인의 일환으로 독도 지킴이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주고 행인들이 즉석에서 인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까지 행진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국내 국민들 못지 않게 이곳 동포들도 분노하게 만들었다. 미주 동포들이 더 화가 난 것은 그간 일본이 자기 땅에서 독도에 관해 도발적인 망언을 늘어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을 통해 국제 분쟁지역으로 이슈화하는 노림수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잘 아다시피 지난 7월 16일 미국 연방의회 도서관에서 독도를 ‘리앙크루 락스(Liancourt Rocks)’로 변경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같은달 24일에는 국립지리원 산하 지명위원회(BGN)에서 한국 영토로 표기된 독도를 ‘주권 미지정지역’으로 갑자기 변경하는 청천벽력같은 조치를 취했다.

천만다행으로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를 중심으로 재미동포들이 합심해 연방의회 도서관 표기명을 원상회복시키고 지명위원회 변경 문제는 주미대사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원상회복시킬 수 있었다.

뉴욕한인사회에서는 차제에 독도 해법을 바르게 풀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일본은 ‘독도 이슈화’ 전략에 따라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독도를 '다케시마'로 칭하며 한국을 자극, 흥분된 반응을 유도하는 한편으로 은밀히 민간차원에서 미국과 같은 제3국 자료의 지명을 변경한다든지 하는 ‘양동 작전’을 벌이는 것이다.

억만번 되뇌어도 변함없는 ‘우리땅 독도’를 저들 땅이라고 하는 데야 솔직히 이성적 대응을 하기 어렵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독도문제로 쌍심지를 돋울수록 분쟁지역이라는 인상만 국제사회에 심어줄 뿐이다.

저들의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저들의 삿된 짓을 무력화시키려면 저들이 독도를 들먹일 때 대마도가 한국땅이라고 열 번은 목소리를 높이고 독도를 ‘리앙쿠르 락스’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수만 건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의 기관, 단체의 사이트, 문서들이 시정되도록 조용하고 끈질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미국의 정치인들이 일본의 로비에 흔들리지 않게 ‘풀뿌리 운동’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미국에서 한인사회의 규모는 일본 커뮤니티를 압도하고 있다. 투표권을 가진 한인들의 움직임을 미국의 정치인들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신문에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여론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광고는 광고일뿐이다. 자칫하면 ‘독도가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부각하는 역기능의 우려가 있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가 역사적 자료에 근거해 논리적으로 독도가 한국땅임을 기사로 다룬다면 커다란 힘이 되겠지만 광고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기사 DB와는 전혀 무관하다.

많은 한인들은 미국 신문의 독도 광고를 지양하고, 광고를 실을 돈은 차라리 잘못된 명칭 변경을 위한 지원활동이나 해당 매체가 독도의 진실을 보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자료를 만드는 데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미네소타에서 독도 관련 영문 사이트를 운영하며 ‘독도 전도사’로 활약하는 미국인 교사 마크 로브모씨는 “한국인들은 독도에 대해 논리적이고 연구에 바탕을 둔 주장을 해야 한다. 미국인들은 독도에 대해 과격하고 극단적인 감정 표출을 보기 싫어한다”고 조언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독도는 심원의 바다 밑으로 한반도와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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