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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세 칼럼] 대학 등록금 문제의 개선책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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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세 칼럼] 대학 등록금 문제의 개선책은 없는가
  • 논설위원 신철세
  • 승인 2008.08.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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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학을 가리켜 우골탑(牛骨塔)이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을 상징하는 상아탑(象牙塔)을 해학적 으로 표현한 당시의 신조어(新造語)인데 불과 반세기 전에 이땅에서 널리 회자(膾炙)되던 말이었다.

그당시 우리의 농가 실정은 소한마리 소유하기가 어려울만큼 가난 하였으나 우리 부모님들의 교육열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바 없어 농가의 필수 농기구이면서 부(富)의 척도가 되었던 그 소중한 소를팔아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었으니 소없이 농사를 짓게된 농가의 고충이 오죽했겠는가.

자식을 공부시키려면 소를 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었던 자신의 한심한 처지를 탓하며 또한 소없이 힘든 농사를 짓게만든 그 대학을 원망하면서 우리의 부모님들이 만들어 부른말이 바로 우골탑이었던 것이다.

또다시 재현되는 우골탑의 악몽

지난 2003년 대학 등록금 자율화 이후 전국 4년제 국공립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매년 같은 기간의 물가상승률에 비해 턱없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해마다 대학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각 대학이 재정운영에서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그 원인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올해들어 전국 4년제 국공립 대학의 평균 등록금 인상률은 9.6%이며 사립대학은 6.7%로써 금년들어 원자재 및 원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치솟은 상반기 물가상승률 4.3%의 두배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어온 현상이지만 앞으로 스태그플레이션 (경기불황속의 고물가현상)이 본격화 될 경우 대학등록금 문제는 갈수록 악화될것으로 보여 그 심각성이 이만저만이 아닌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의 매년 등록금 인상률이 최대 10.2%에 달했고 사립대가 7.0%에 육박하였다.

이기간동안 물가상승률에 비해 2~3배를 상회한 것이다. 대학 등록금은 유치원비 사교육비와 함께 교육물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작금의 가파른 물가상승요인 중의 하나인 등록금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하거나 미룰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봉착해 있는것이다.

그러면 물가상승 요인의 하나인 대학등록금은 그액수가 얼마인가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립대를 기준으로 볼때 한해등록금은 평균 800만원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며 단과대학 별로보면 의과대학이 가장높아서 한해 1000만원수준이며 1200만원에 가까운 의과대학도 상당수이다.

그옛날 우골탑 시절만 해도 소한마리 팔면 한해 등록금이 해결되었는데 이제는 소 두 마리를 팔아도 안되게 되었으니 소값을 기준으로 등록금 계산을 할 경우 학부모 노릇하기는 갈수록 힘든 처지가 된것이다. 이처럼 대학등록금이 비싼 까닭은 서두에도 언급한 것처럼 등록금 말고는 대학들이 재정을 충당할 마땅한 방안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대학 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국립대가 40~50%이며 사립대는 65~80%에 달한다. 또한 각 대학이 국가로부터 받는 지원금 비율도 15%정도여서 41.5%의 일본이나 50%에 육박하는 미국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일선의 각 대학들은 해결방안을 만들어주지 않는 정부가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주장하는데 대해서 이구동성으로 불만이다. 대학 자율화 분위기에서 살아남기위해 무한경쟁을 해야하는 대학입장에서는 재원마련이 여의치않은 현실에서 정부가 어떤 해결책을 만들어주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차제에 오래전부터 거론되어왔던 기부금 입학제도에 대해 이제는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강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기부금 입학제도 신중히 검토할 때

이제 각 대학들은 재원부족의 문제를 등록금 인상으로 해결해 왔던 종래의 입장에서 대학의 특성화. 학과통폐합 .구조조정등의 자구노력을 통하여 재원방안을 마련해야 할것이며 정부당국에서는 기부금 입학제도를 추진토록하여 대학의 재정문제를 도와야 할것이다.

기여입학자는 정원외로 뽑게하여 다른 학생들의 합격이나 불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이제도로 마련된 재원을 장학금으로 활용토록 하면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볼수있을 것이다. 또 연 8%에 이르는 은행들의 학자금 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토록 하는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것이며 등록금 후불제등의 활성화 방안이 요구된다.

갈수록 경기불황은 심각해져 가는데 금년 2학기 등록금을 아직도 마련 하지못한 답답한 학부모의 심정을 정부에선 과연 혜아려 줄것인지. 묘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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