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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론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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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론계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08.08.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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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방송을 통틀어 언론은 신속, 정확을 생명으로 한다. 아울러 공정, 객관성을 수칙으로 한다. 불특정다수를 향해 쏟아내는 신문, 방송물이 생존경쟁 적으로 시속을 다투고 있지만 신속과 정확은 항상 상충하기 쉬운 것으로 함께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신속하고도 정확한 보도를 해야 마땅하지만 사태는 언제나 공정성과 객관성을 벗어나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은 모든 언론의 현실적 당면문제인 동시에 미래에도 변치 않는 불면의 진리다. 모든 언론과 종사자들은 항상 이러한 수칙을 생명으로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MBC PD수첩 광우병보도와 사과방송을 보면서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모든 신문, 방송의 신뢰성회복의 중요성이다. 만일에 이런 사태가 재발한다거나 빈도가 잦으면 언론의 공신력을 회복할 길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MBC는 사과방송을 하면서 “이 방송은 방송통신위원회 결정사항 고지방송”이라고 전제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사실은 여하간 방송위원회결정사항을 고지 방송한다는 것으로 매우 소극적이며 피동적이다. 그리고 본문에 들어가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방송 중 미국 시민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의 동물학대 동영상과 광우병의심환자 사망소식을 다루면서 여섯 가지 오역과 진행자가 주저앉은 소에 대해 광우병 걸린 소로 단정하는 표현을 방송하고 한국인이 서양 사람보다 인간 광우병에 더욱 취약하다며 확률이 94%라는 내용을 방송한 것 등이 잘못인 것으로 시인했다.

또 미국의 도축시스템, 도축장실태, 캐나다소 수입, 사료통제정책 등에 대해 일방의 견해만 방송한 사실이 있다고 사과했다.

그야말로 취재, 보도의 미스테이크가 아닐 수 없다. 어떻게 그렇게 중대한 사안을 방송하기까지 데스크는 뭘 했으며 심의기구는 어떻게 됐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그 파장이 천파만파로 아닌 말로 촛불집회의 도화선이 되었다면 그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했는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언론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는 것은 언론이 다분히 계도성, 선동성을 자극하여 사태가 의외로 엉뚱한 방향으로 파급돼 사회적 역기능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민감한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가열작용을 했다는 덤터기를 면치 못할 일이다. 본래 흥분하기 쉽고 의식수준이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군중심리를 충동시키면 사태의 심각성을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여론의 선동이 유익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언제나 정확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그동안 겪은 일 가운데 옛날 자유당 정권시절 부정부패가 난무하고 부정선거가 고비에 달했을 때 언론이 일제히 정의의 필봉을 구사하여 4.19 학생의거를 유발한 사건이나 6.29선언을 이끌어낸 일이야말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재삼 요구되는 것은 신속보다 강조되는 것이 정확성이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가치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MBC PD수첩 사과방송이라는 것을 되새기며 언론계 전체의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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