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와, 배신의 신하

송대홍 기자l승인2018.03.22 14:46l수정2018.03.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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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송대홍 태안부국장.

임금과 신하, 군주주의 시대에는 그 개념이 분명하지만,  요즘 세상은 대통령 아래의 공무원들을 신하라고 부르기는 부적당한 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대통령 중심제의 제도 아래서는 절대 권력의 대통령을 임금으로 비길 수도 있고, 그 아래 공무원들을 신하라고 호칭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목민심서』「용인(用人)」편을 읽어보면, 임금의 아래에는 충직(忠直)한 신하도 많지만 배신하는 신하도 많다고 했습니다.
“아첨 잘하는 사람은 충성스럽지 못하고, 간쟁(諫諍)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배반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잘 살핀다면 실수하는 일이 적을 것이다.(善諛者不忠 好諫者不? 察乎此則鮮有失矣)”라는 명쾌한 이야기를 통해 어떤 사람이 배신을 잘하고, 어떤 사람이 의리를 지키는 사람이 되는가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산은 이 문제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해놓았는데, 그대로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목민관의 지위는 낮지만 임금의 도량을 지녀야 한다. 힘써 아첨을 물리치고 간쟁을 흡족히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첨으로 비위를 맞추어 목민관을 악으로 유도하고, 비방하는 말이 들끓어도 ‘칭송하는 말이 고을에 가득하다’라고 말하고, 목민관이 쫓겨날 기미가 보여도 ‘오랫동안 재직할 것이니 염려할 것 없다’라고 말하면 목민관은 기뻐하여 이 사람만이 충성스럽다고 여긴다. 상부의 공문이 이미 와있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조사를 당하게 되면 어제까지 면전에서 아첨하던 사람이 스스로 나서서 비행의 증인이 되어 작은 잘못까지도 들추어내지만, 혹 참고 덮어주는 사람은 전날 간쟁으로 귀찮게 여기던 사람이다. 목민관은 모름지기 크게 반성해야 한다”라고 말하여, 아첨과 간쟁, 의리와 배신에 대한 의미 깊은 이야기를 한 바가 있습니다.
오늘의 현실과 비교하면서 다산의 해설을 분석해보면 그렇게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질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난해와 금년, 대통령이 파면되어 감옥에 갇혀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고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을 온갖 비행이 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음을 보면서, 대통령 아래서의 공무원들이 의리를 지키는가, 아니면 배신이라는 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비행이라도 자신의 입으로 증언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세상일이란 참으로 묘하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두 번의 정권 어떤 경우에도 모두 아첨으로 일관하였고, 간쟁했던 사람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아첨했던 신하들은 대부분 공모자로 분류되어 구속되고 재판받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사건이 터지기 전에 신하의 정당한 도리로 제대로 간쟁을 했다면 임금도 무사했고 자신도 무사했겠지만, 아첨만 하다가 배신자가 되고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 처지이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요.
간쟁 잘하는 의리의 신하, 아첨 잘하는 배신의 신하, 간쟁은 의리와 통하고 아첨은 배신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달아, 아첨에서 벗어나 간쟁에 공직자의 의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송대홍 기자  thdeogh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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