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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윤리(家族倫理) 형성의 기본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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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윤리(家族倫理) 형성의 기본방향
  • 중앙매일
  • 승인 2017.05.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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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서병규 본사 주필.

서구(西歐)의 시민사회 확립과정에서 나타난 시민사회의 등장은 전통적 속박에서 해방을 가져왔지만 지나친 개인주의 성향과 인간 중심 사고는 다양한 계층 간 갈등과 인간 소외 현상을  초래했다.
우리 한국의 경우 서구와는 달리 이 과정을 너무 단기간에 거치면서 사회적으로 전통농경사회 중심에서 도시중심으로 급격히 탈바꿈해 갔으며 핵가족화가 가속화됐다. 이 과정에서 뿌리 깊은 유교사상의 바탕 위에 혈연(血緣) 지연(地緣)을 매개로 공유하고 있었던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은 통째로 흔들렸으며 가치관의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 부부간, 부자간, 형제간, 고부(姑婦)간 기타 가족 간 등 한국가정의 위기는 총체적 도덕적 위기를 가져오게 해 더 이상 방관만 하게 할 수 없는 일종의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리사회도 참으로 빠른 변화를 거듭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가족윤리의 형성이 시급하다는데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새로운 가족윤리형성의 기본방향은 먼저 감정과 지성(知性)의 조화를 들 수 있다. 우리의 가족윤리에 있어서 특정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정신의 근저(根底)에는 나에게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위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으며 혈연 또는 지연 등으로 가까운 사람들이란 정리의 유대가 두터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개인주의적이고 합리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람을 우리의 전통사회는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가족주의적 친애(親愛)의 정에 심리적 기반을 둔 전통적 윤리의 힘만으로는 복잡하고 거대한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하기는 어렵게 됐다. 전통적 감정과 새로운 이성의 조화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다음은 전통적 집단의식과 현대인의 자아의식의 조화를 들 수 있다. 한국의 전통윤리(傳統倫理)는 본래 가족적 소규모사회에 적합한 규범으로서 형성된 것이었다. 전통적 가족윤리는 본래 가족 또는 가문이 곧 나인 것으로 의식(意識)하는 집단적 자아의식에 바탕을 두고 혈연과 농토에 묶인, 닫힌 사회를 배경으로 형성된 것이었다. 따라서 오늘날 개인적 자아의식이 강한 현대인의 심리와 조화될 수 있게끔 조정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새로운 가족제도를 정립(定立)함에 있어 유의할 또 다른 사항은 비민주적 요소의 제거이다. 민주사회가 원만히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민주적 사고방식과 민주적 행동양식(行動樣式)에 익숙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민주적  환경 속에서 민주적 교육을 받아가며 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수직적 인간관계, 권위주의적 사고방식, 남녀불평등, 성도덕문제, 음주 흡연 문제 등을 극복하는 일이 긴요하다. 끝으로 정립하지 않으면 안 될 내용은 동등한 인간관계의 지향이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긍정적인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가족 윤리는 국민의 대부분이 농사에 종사하며 같은 성씨끼리 모여서 취락을 형성하고 살던 전통사회에 있어서는 대체로 적합한 사회규범으로서의 구실을 했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은 민족중심의 농경사회가 아니며, 공업과 도시화로 상징(象徵)되는 산업사회로 발전을 거듭한 끝에 제4차산업사회 또는 지식정보화사회라 다양하게 호칭하는 첨단사회로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는 유교적 가족주의(家族主義) 윤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회적 갈등 내지 문제에 부딪치고 있으며, 서구문명(西歐文明)이 수용되는 과정에서 차이점이 큰 현대적 윤리의식도 우리 마음속에 상당히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이의 조화가 긴요한 실정이다.
이번 대선(大選)결과가 보여주는 다양한 변화도 그런 시각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여야 할 과제로 이해된다. 늘 갈등을 빚어온 원색적인 지방색 조장 발언도 많이 줄어든 면모(面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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