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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건양대 웰다잉융합연구팀의 ‘좋은 죽음’을 위한 길(가칭)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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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건양대 웰다잉융합연구팀의 ‘좋은 죽음’을 위한 길(가칭) 속으로
  • 중앙매일
  • 승인 2016.04.2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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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한국의 죽음문화
▲ 김광환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웰다잉융합연구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죽음 문화를 이해하는 일 또한 ‘웰다잉’을 위한 준비 중 하나다. 
인간의 죽음은 그를 둘러싼 많은 이들과의 인간관계가 영원히 끝남을 의미한다. 죽음 자체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죽음은 사회성을 갖고 있다. 구성원의 마지막에 가는 길에 다양한 의식의 상·장례를 치르는 것은 남은 구성원들을 새롭게 사회화하고 공동체의 생존과 전통을 지속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가정의례준칙의 실시 이후 상례와 혼례가 간소화되었다. 장례에 있어 3일장이 보편화되었으며, 조문할 사람이 적은 경우 2일장을 치루거나 최근엔 고인의 장례 간소화의 뜻을 담아 상장을 차리지 않고 가족장으로 모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상?장례의 제반 절차 또한 상당 부분 생략되었다. 더욱이 오늘날 죽음의 의료화 현장에서 죽음은 문화나 의미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장례 풍속이라고 해야 대개 병원에서 운명, 병원 장례식장 혹은 전문장례식장 영안실 안치, 화장터 혹은 포클레인에 의한 산역 등으로 일사천리 이어진다.
각 종교들은 죽음을 맞이한 당사자가 현세의 삶을 어떻게 살았는가에 의해서 사후세계 진입 여부가 결정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을, 불교는 불교인으로서의 삶을, 유교는 유교의 가르침에 의한 삶 특히 결혼을 하여 제사 지내줄 후손을 남기는 삶을, 무속은 원한을 남기지 않는 삶을 살았을 때에만 죽음 이후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죽음은 고통스러운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이며, 모든 것이 끝나는 마지막 단계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종교가 죽음을 설명하는 방식,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종교적 신념을 지녔든 간에 죽음의례는 죽은 자를 또 다른 세계로 보내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죽은 자의 시신을 처리하는 장법은 죽음의례의 중요한 과정이다. 장법은 죽은 자를 사후세계로 보내기 위한 첫 번째 의례단계에 해당된다. 따라서 장법이 각 종교의 교의적인 차원에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죽은 자는 죽음 이후의 세계로 들어갈 수 없다. 이렇듯 장법은 단순한 시신처리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변화되지 않는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 
한국인의 전통 상·장례는 무속·불교·유교의 생사관과 내세관이 상호 이질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 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나란히 공존·결합되어 있다. 20세기 이후에는 서양에서 기독교 실존주의, 유물론 등이 수입되면서 그 죽음관이 다시 융합되어 현재 한국인의 죽음관을 형성해 가고 있다. 죽음교육은 한국인의 죽음문화 전반과 죽음문화에 다양하게 혼재, 융합된 가치관에 대해서도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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