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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실천하는 파이(π)형 인재를 기르는 경제교육연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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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실천하는 파이(π)형 인재를 기르는 경제교육연구학교
  • 중앙매일
  • 승인 2016.04.2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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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초등학교 이동권 교장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결이 한동안 큰 이슈였다.

▲ 신흥초등학교장 이동권.

이미 세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하고 새로운 기술도 끊임없이 나왔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부정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는 그런 사람들의 잔잔한 마음에 큰 파동을 일으켰다. 과연 우리가, 그리고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인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미래 사회의 인재가 갖춰야 할 경제·금융역량 함양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즉,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합리적 경제 마인드 제고가 어느 시대보다 더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에 바탕을 두고 신흥초등학교(교장 이동권) 모든 교사들이 함께 뭉쳤다. 목표는 단순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미래 경제·금융 역량을 심어줄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경제교육 추구
  신흥초등학교는 천안 시내에서 10km 이상 떨어진 읍면지역에 위치해 있다. 지리적 여건상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교육의 혜택이 주어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러한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교사들은 지난 2월의 방학을 반납하고 학교에 모여 새 학년도 교육과정에 대해 열정적인 토의와 연수를 했다. 특히 교육부 요청 충청남도교육청 지정 경제교육 정책연구학교로 선정된 이후 효율적인 연구학교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동권 교장선생님은 “1~2회의 일시적인 교육이 아니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안에서 꾸준히 경제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교육과정 분석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단계였다”고 설명하며 “하지만 방학도 반납한 선생님들의 열정 덕분에 경제교육에 대한 기반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교육은 몇 번의 행사나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 교육 속에서 연속성을 갖고 이뤄질 때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이다. 특히 신흥초등학교는 학급 담임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교과 전담 선생님을 비롯한 전 교원들이 함께 경제교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제교육을 위한 여건 조성
  신흥초등학교는 경제교육을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여건을 조성하여 지도하고 있다. 특히, 경제교육과 관련된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경제교육 핵심역량’을 추출하여 이 역량들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과정 편성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가정과 연계한 경제교육 실현을 위해 학부모 연수를 실시, 학부모에게 연구학교 운영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 경제교육 관련 도서 확충
  경제교육의 원활한 운영과 학생들의 관심 유발, 교사의 지도력을 높이기 위하여 도서관과 교실에 경제코너를 설치하고 학생용, 교사용 경제도서를 구입하여 비치하였다. 사실 초등학생용 경제 관련 도서는 시중에도 종류가 많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교사가 머리를 맞대어 경제교육과 다른 분야를 융합한 교육이 가능한 도서도 다수 선정함으로써 비치 도서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 다양한 연수 실시
  경제교육을 위한 교사의 전문성 향상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신흥초는 매월 2회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의 날을 정하여 연구학교 운영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한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여 배움 중심 수업을 실천하고 서로의 수업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학교 교육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또 학부모 연수도 실시하는데 다만 맞벌이 가정이 많은 지역 여건을 고려해 학교에 방문하는 연수는 연 2회로 최소화하고, 대신 5월부터 매월 1회씩 경제교육 소식지를 가정에 발송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올 해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교육이라 많은 관심이 있고 기대가 된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맞벌이라 연수에 참여하기 쉽지 않은데 학교에서 소식지를 보내준다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집에서도 아이와 함께 나눌 이야깃거리가 더 풍성해질 것 같다”라며 기대를 표했다.

 


◆경제교육 동아리 조직 운영
- 학생 동아리 활동
  흥미가 비슷한 학생끼리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경제교육의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올 해부터 희망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년 동아리를 조직함으로써 학생의 자기관리 역량을 키우는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질 것이다. 벌써 경제 방송 동아리, 경제 신문(NIE) 동아리, 창업 아이템 동아리 등이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다.
  경제 방송 동아리 학생들은 대다수 학생들이 등교하기도 전인 아침 8시 전에 학교에 도착한다. 그리고 간단히 방송 내용을 점검하고 경쾌한 동요와 함께 아침 방송을 시작한다. 주당 한 가지 주제로 어린이에게 필요한 경제 상식을 알려주는 코너를 운영하여 학생들이 쉽고 부담 없이 경제에 대해 알아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송명숙 교감선생님은 “하루는 방송하는 학생에게 일찍 와서 방송하느라 피곤하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하나도 안 피곤해요. 제가 재미있어서 하는 걸요? 친구들도 좋아해요.’라는 대답을 하더군요. 우리 신흥초 학생들 참 대견하지요?”라며 학생들을 한껏 칭찬 했다.
  동아리를 담당하는 교사들의 열정도 학생들 못지않다. 6학년 창업 아이템 동아리 담당을 맡고 있는 정한슬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다. “교실에서만 하는 교육에 아이들은 흥미를 느끼지 못해요.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 플리마켓 견학, 창업 아이템 기획 등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창업진흥원에 공모한 청소년 비즈쿨(Bizcool)에 선정되어 예산을 지원받음으로써 1년간 다양한 경제교육 활동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열정과 도전정신을 갖춘 기업인 정신이 함양되길 기대해 본다.

- 창의력 Up! 교사 연구 동아리
  학생의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뛰어넘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신흥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이 말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발적인 연구 활동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창의·인성수업 연구 동아리와 STEAM수업 연구 동아리는 자랑거리로 내세울 만하다.
  올해 첫 발을 내딛은 창의·인성수업 연구 동아리는 신흥초 교사들이 주축이 되고 다른 학교 교사도 포함해 총 4개교가 함께하는 프로젝트이다. 거꾸로 수업, 토의·토론 학습 등 다양한 교육방법을 적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각 학교에 적용하고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최적의 교육모형을 도출해 낸다. 그 결과를 일반화하여 다른 초등학교에도 배포함으로써 초등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다. 또한 참여하는 교사들이 대부분 각 학교 교무부장, 연구부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학교 전반적인 문화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STEAM 동아리는 다양한 교과융합형 수업을 추구한다. 경제교육 주제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이를 다른 교과와 연계시키는 교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5 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폭넓은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분야의 지식, 기술, 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 사고 역량’을 가진 학생을 길러내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는 「파이(π)형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
  신흥초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은 단순히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눔을 베풀고 실천하는 파이(π)형 인재를 길러내고자 한다.
  이동권 교장선생님은 “아마 「파이(π)형 인재」라는 말이 매우 생소하실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을 드리죠.”라며 웃으며 말을 이었다. “「파이(π)형 인재」란 한국경제교육박람회에서 나온 말로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바탕으로 ‘경제+α’의 전문지식을 갖춘 창조형 인재를 뜻합니다. 우리학교에서는 ‘경제+나눔’의 인재로 개인과 사회의 조화로운 이익을 도모하는 나눔의 경제의식을 지닌 학생을 의미합니다.” 눈앞에 드러나는 단순한 경제 개념이 아닌 두 수 앞을 내다 본 미래형 경제교육이 바로 신흥초등학교에 있다.

  하지만 파이(π)형 인재를 위한 활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궁금해 하는 기자에게 윤영길 교무부장이 답을 줬다. “사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이 도덕적인 것, 나눔과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은 이러한 것들이 교과 교육과 긴밀히 연결되지 못한 것이죠. 우리는 거창한 활동보다 산재해 있던 교육 요소들을 연결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노래의 가사를 빌려 표현 하자면 ‘교육 간 연결 고리’를 찾았다고나 할까요?”
 과연 그랬다. 대표적인 것이 신흥초등학교의 ‘어깨동무 농장’이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직접 작물을 심고, 키우며 식물의 한살이를 관찰하고 자연의 신비를 보고 배우려 시작했던 활동이었다. 이제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학생들은 협동하여 농작물을 키우고 수확하며 학급 또는 학년 학생들과 함께 나누는 활동을 한다. 이를 통해 노동과 생산의 보람을 느끼고 가진 것을 나누는 기쁨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충남도청 친환경농산과의 지원으로 도심학교 속 논 만들기 사업에도 선정되어 더욱 풍요로운 활동이 기대된다.

  이 밖에도 월드비전의 세계 시민교육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기르고 공정무역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 보는 활동, 학생들이 수업시간 또는 방과 후 시간을 통해 익힌 재능을 나누는 교육기부활동 등이 있다. 단순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할 교육이 신흥초등학교에서는 그 어느 학교보다 잘 실현되고 있었다.

▲ 학교전경(드론촬영).


◆경제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의 올바른 경제의식 함양
  앞에서 언급했듯이 신흥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체험중심 경제교육 여건을 최대한 조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경제에 관심을 갖고 생활 속에서 경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가정과 연계된 교육이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교육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시장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올바른 선택과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또한 학생 개개인의 경제의식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경제활동을 이해함으로써 나눔의 경제의식이 함양될 것이다.

  신흥초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체험중심 경제교육 프로그램들은 수많은 정련 과정을 거쳐 다른 초등학교와 지역사회에 보급될 것이다. 모범적인 사례를 확산함으로써 경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지역사회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신흥초등학교의 경제교육 연구학교 운영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교장선생님, 행복한 아이들
  이동권 교장선생님 부임 전 교장실 앞 복도는 학생들이 잘 다니지 않는 조용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놀러오는 인기장소로 변해 북적북적하다. 항상 학생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교장선생님 덕분이다. 교장실 앞에는 교장실이라는 푯말 대신 ‘사랑방(Agape Hall)’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교장실을 교육가족 누구나 대화하고 서로 소통하며 공감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교장선생님의 뜻이 담긴 명칭이다. ‘사랑방’처럼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가끔 고민도 이야기 한다. 그런데 대화를 마치면 덤으로 교장선생님께서 간식도 주신다. 학생들이 교장선생님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사랑방’에서 짐작했듯이 이동권 교장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소통’이다. “저도 40여년의 교직생활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겪어 봤지요. 그 중엔 정말 입장을 곤란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진실한 소통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더군요.” 인터뷰하는 중간에도 교장실을 기웃거리는 학생들을 보니 과연 소통 전문가인 교장선생님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끝으로 교장선생님은 신흥초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신흥초등학교 교사들 모두 자신의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관을 펼치며 교직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들 밑에서 배우는 신흥초 아이들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 것입니다.”

  갈수록 초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이 시기 교육이 성인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교육과 더불어 3성(인성, 지성, 감성)의 전인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신흥초등학교의 앞선 교육이 타 학교에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흥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이하 모든 교사들은 경제교육 정책연구학교에 선정되기 위해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했으며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학교와 지역 여건을 분석하고 경제교육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내용을 선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연구 계획서가 작성되었다. 충청남도 관내 많은 학교들이 경제교육 정책연구학교에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우리 신흥초등학교의 치밀하고 경쟁력 있는 연구계획서로 충청남도 초·중·고등학교 중 유일하게 교육부 요청 충청남도교육청 지정 경제교육 정책연구학교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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