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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료는 저렴 서비스는 고급… 하반기 국제선 취항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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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료는 저렴 서비스는 고급… 하반기 국제선 취항 준비 완료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07.04.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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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항공 사장 이지성
대한항공은 최근까지 저가항공사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무척 고민했다. 결론은 유보. 저가항공사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려고 검토했으나 일단 보류했다. 현 상황으로 봐서 큰 장점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그렇다고 백지화도 아니다. 시장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메이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비록 저가항공 진출을 유보했지만, 다른 곳에서는 저가항공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전북항공과 영남에어가 그 주인공이다. 이미 기존에 제주항공과 한성항공이 설립돼 취항 중인 상황에서 몇 개 기업이 더 뛰어들기 위해 준비중인 것. 저가항공이 우리나라에서 각광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싼 맛에 탄다 저가항공(LCC:Low Cost Carriers)은 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니치마켓’을 공략한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운송시장의 자율화로 저가항공의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저가항공사들의 점유율은 23% 가량이고, 유럽은 16% 정도다. 아시아의 경우 이제 막 시장이 형성돼 3%에 그치고 있으나 성장잠재력은 미주나 유럽보다 더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시아는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에서 저가항공사 설립이 활발하다.

현재 국내에서 운항 중인 저가항공사는 2005년 충청권을 겨냥해 취항한 한성항공과 2006년에 제주도를 기반으로 취항한 제주항공 2곳이다. 이 두 회사의 비행기는 기종은 다르지만, 프로펠러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프로펠러기는 제트기에 비해 가격이 싸고 기름값이 적게 든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 따라서 운임을 낮출 수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서울-제주 노선의 요금은 7만3400~9만2900원이나 제주항공은 5만1400~6만5000원, 한성항공은 5만9000~6만9900원이다. 약 30%가 싸다. 이같이 저렴한 요금이 저가항공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안전성은 ‘글쎄’ 저가항공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안전성이다. 보유 비행기수가 제주항공은 5대, 한성항공은 2대다. 적은 대수로 운항하다 보니, 안전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제주항공에서 운항하고 있는 캐나다 봄바디어사 Q-400이나 한성항공의 ATR72 기종은 세계 30여 개국에서 운항 중으로 안전성은 제트기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성항공의 경우 타이어 펑크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저가항공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한때 한성항공 탑승률이 2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80% 후반대로 다시 높아졌다. 또 대체 비행기가 없어 고장이 나면 운항 스케줄이 갑자기 변경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더욱이 저가항공사가 국내노선에 이어 국제노선을 출범하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저가항공사 설립 잇따라 현재는 저가항공사가 제주항공·한성항공 두 곳밖에 없지만 곧 3개가 더 늘어난다. 이들 저가항공사는 올해 이후 취항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어 저가항공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 법인을 설립한 영남에어는 늦어도 내년 2월께 첫 비행기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영남에어는 부산-인천과 부산-제주에 취항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저가항공보다는 지역항공을 표방하고 있다. 전북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북항공도 이르면 올 7월쯤 취항을 목표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북항공은 군산-김포, 군산-제주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민간자본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올 연말쯤 일본, 중국 등 주변 도시를 취항하는 단거리 국제노선 전용항공사 인천항공(가칭)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국제선 취항, 건교부 불허 국제노선을 취항할 인천항공(가칭) 외에 제주항공·한성항공·영남에어도 중국과 일본 등 국제노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노선만으로는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기 때문. 제주항공은 올해 일본·중국 등에 전세기를 운항할 방침이다. 한성항공도 올해 말 국제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청주-일본 가고시마현 노선 개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영남에어는 부산-일본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이 있다. 건설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단 건교부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국제선 취항을 몇 년간 허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저가항공사는 국내선에서도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건교부의 잠정적인 결론이다. 그러나 저가항공의 국제선 취항을 막을 규정은 없다. 그래서 건교부는 이에 관련한 규정을 서둘러 만들려고 한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양성진 이사는 “제주항공은 항공안전 규정을 모두 통과했다”면서 “건교부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이사는 또 “저가항공 비행기의 안전성은 전 세계적으로 입증됐다”면서 “저가항공의 안전성 운운은 메이저의 마케팅 논리”라고 꼬집었다.

메이저의 견제도 뛰어넘어야 벽은 또 있다. 메이저 항공사들의 저가항공 진출이다. 저가항공사가 국제선에 취항할 경우 저가항공 설립을 보류한 대한항공도 가만 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2005년부터 저가항공 진출을 검토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2005년 3월 24일 인천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신유니폼 발표회’에서 “국내에는 솔직히 저가항공이 필요 없다고 본다”면서도 “중단거리 항공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등 저가항공산업 진출이 필요하다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대한항공은 저가항공사 설립을 검토해왔으나, 아직까지는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 이기광 부장은 “명품항공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저가항공에 뛰어들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가항공사들이 국제선에 취항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중국, 일본 노선이 타격을 입을 것은 명약관화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대한항공도 저가항공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기광 부장이 “현재 저가항공사 설립 문제는 유보된 상태이지 백지화는 아니다”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전혀 진출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다른 정기노선 확보가 급선무이기 때문. 저가항공 시장이 국내에서는 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도 한 이유다.
어쨌든 설립을 검토했던 대한항공이 저가항공 시장에 뛰어들 경우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저가항공사는 고사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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