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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일제고사 1등 학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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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일제고사 1등 학급
  • 중앙매일
  • 승인 2019.10.3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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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교단

40여년 전 일이다. 1976년은 나에게 참으로 어려운 일과 가슴 뿌듯한 일이 있었다. 6월14일 본드흡입으로 건강을 잃어 어머니와 아내의 속을 무한히 태웠다. 나도 힘들었다.그 해 문교부지정 연구학교(석교초등)에서 정인환 선생님(진천교육장 역임)연구주임이고 나는 연구보조 교사였다. 6학년 4반 여학생 반이다. 학교연구 주제가 "자율적 학습을 통한 도서관 운영"이었다.

학습지도 자체를 교사 중심으로 학생 자율적 학습으로 학력을 제고시키는 방법을 동원했다. 학생 60명을 교과별로 분단을 만들고 분단별로 업무를 나눈다. 예를 들면 국어과 분담은 분단장과 과제위원, 평가위원, 조사위원, 도서위원, 준비위원 등으로 나눈다. 다른 8개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다. 나는 건강을 잃어 중간 놀이시간도 체육시간도 그늘에서 멀찍이 학생을 보고 있었다. 6년 여학생들이라 감수성이 예민했다. 몸이 아픈 선생님을 생각해 우는 학생도 있었다. 조남영, 최경애, 박미란, 정애경, 김보희 등 지금도 생각이 난다. 학생들은 허튼 행동이나 말썽을 전혀 부리지 않았다. 숙제도 100%해오고 학습태도도 전교 최우수 학급이었다. 10월 중 도내 일제고사가 발표되자 학생들은 정말로 고교3년 대입고사를 앞에 둔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조금 건강이 좋아진 나도 75년도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 최선을 다해 학습지도에 임했다. 정말로 예감이 있었다. 이런 학생들은 처음 보았다. 일제고사를 본 뒤 한달이 지난 다음 우리 반이 도내 1등 학력 우수반이라는 것을 알았고 나는 그로 인해 최고 영예인 학력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 후 20수년간 더 교직에 있으면서 (주로 신흥고등학교 국어교사로) 나는 나 자신 강조했다. 학생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요사이 교단이 무너진다 야단이다. 나는 그 후 16년 이상을 펄펄 끓는 청년들의 모임인 신흥고교 입시지도교사도 있었지만 단 1회도 학생의 항변이나 반항, 태도 겪지 않았다. 최선의 교사는 아니었지만 최고 열성은 아니었지만 그들에게 늘 감동을 주는 교사로 교단에 서자는 자세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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