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00:18 (목)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연관성 없어
상태바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연관성 없어
  • 중앙매일
  • 승인 2019.10.23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대전·세종소비자공익네트워크도정자 회장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의료접근성을 높여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건강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성공적인 제도이다. 또한 공단은 2017년부터 국민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발생할 수 있는 가계파탄을 방지하기 위해 보장성 강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민간 보험업계는 2019년 상반기 손해보험 손해율이 129.1%라고 발표하고 보장성 강화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더 올라가는 풍선효과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실손 의료보험의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분석’ 연구를 보면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될수록 오히려 민간 보험사의 손해율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시행이 확정된 보장성 강화 관련 정책으로 인해 실손보험금 6.15%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로 비급여 항목 일부가 급여화되면서 실손보험이 지급해야 했던 부분이 줄어들어 민간 보험사들의 지출이 줄었다며 민간보험사의 방식대로 산정된 손해율을 건강보험 보장율과 비교해도 손해율 상승이 보장성 강화 탓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 예로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실손보험 손해율은 131.3%에서 121.7%로 10%p정도 낮아진 데 반해 이 기간 건강보험 보장률은 62.6%에서 62.7%로 소폭 높아져 보장성 강화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상황이 발생한 것이며, 2012년과 2013년 사이에 민간 보험사 손해율이 112.5%에서 115.5%로 높아졌는데 이 기간 건강보험 보장률은 62.5%에서 62.0%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민간보험사가 지급하던 비급여 일부 항목이 급여화 되면서 민간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이 줄어들어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떨어지는 게 정상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 국내 보험사의 손해율 산정에는 ‘위험보험료’라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위험보험료 방식은 보험사가 보험료로 받은 돈 중 보험금으로 지급한 돈을 계산하는 손해율 산정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보험료에서 ‘부가보험료’ 항목을 빼고 산정하는 방식이다. 부가보험료에는 보험설계사 등이 가져가는 사업비, 판매비, 마케팅비 등 관리비용과 이윤 등이 포함되는데 이를 공개하는 민간보험사는 없는 것이다.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주요 선진국의 민간보험사는 보험료 총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액을 기준으로 손해율을 산출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부가보험료 등을 분모에서 제외하는 일 없으며 분모에서 제외하는 경우는 내용과 금액을 공개한다고 한다.)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이 보장성 강화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여 지며, 잘못된 상품 설계, 일부 의료기관의 과다치료·과잉진료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일뿐만 아니라 민간보험사가 밝히는 손해율 또한 믿기 어렵다. 민간보험사가 부가보험료 산출기준 및 근거를 비공개하면서 100%를 넘는 불투명한 손해율을 발표하는 것은 향후 보험료를 인상하려 움직임으로 밖에 안 보인다. 실손보험 가입자로서 바라건대 민간보험사가 보험료 산출 근거와 손해율 산정방식의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손해율 악화 원인을 밝히고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보험료 인상을 하였으면 한다.


주요기사